공장 생산직이라고 하면 대부분 가장 먼저 “일이 힘들겠다”라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무거운 것을 들어야 할 것 같고, 하루 종일 서 있어야 할 것 같고, 같은 작업을 계속 반복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물론 실제로 그런 생산직도 있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에는 공장 생산직을 하면서 힘든 것은 단순히 몸이 힘든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일을 어느 정도 익숙하게 하고 나면 육체적인 힘듦은 조금씩 적응할 수 있다. 처음에는 다리가 아프고 허리가 뻐근하고 퇴근하면 아무것도 하기 싫을 정도로 피곤하지만, 사람은 또 적응을 한다.
며칠 지나고 몇 주가 지나면 처음보다 덜 힘들어진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몸은 적응하는데도 계속 힘든 부분이 있다.
나는 그것이 사람과 시간, 그리고 반복되는 생활이라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몸이 힘들고 나중에는 시간이 힘들다
생산직을 처음 시작하면 하루가 정말 길게 느껴질 수 있다.
출근해서 작업을 시작하고 시계를 한번 봤는데 아직 오전이고, 조금 일한 것 같은데 점심시간까지 한참 남아 있는 경우도 있다.
특히 같은 작업을 계속 반복하는 생산라인이라면 시간이 더 느리게 가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그런데 몇 달 정도 지나면 작업 자체에는 어느 정도 익숙해진다.
손도 빨라지고 작업 순서도 자연스럽게 몸에 익는다.
그때부터는 오히려 시간이 더 크게 느껴질 때가 있다.
“나는 앞으로도 이 시간을 계속 보내야 하나?”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하는 것이다.
일이 너무 힘들어서 못 버티는 것과는 조금 다른 문제다.
몸은 할 만한데 매일 똑같은 시간에 출근하고 똑같은 일을 하고 똑같은 시간에 퇴근하는 생활이 반복되다 보면 갑자기 답답함이 느껴질 수도 있다.
물론 이런 생활이 오히려 편한 사람도 있다.
일과 생활이 명확하게 나뉘고 퇴근하면 회사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도 있다.
이것도 사람마다 다른 것 같다.
생산직에서 사람 관계가 더 힘들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이 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회사에서 하는 일이 아무리 힘들어도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좋으면 버틸 수 있는 경우가 있다.
반대로 일이 그렇게 힘들지 않은데 사람 때문에 그만두는 경우도 있다.
공장은 여러 사람이 한 공간에서 함께 움직인다.
특히 생산라인에서는 서로의 작업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혼자서 내 일만 하고 끝나는 구조가 아닐 수도 있다.
내가 작업을 늦게 하면 다음 공정에 영향을 줄 수 있고, 반대로 앞 공정에서 문제가 생기면 내가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서로 신경을 쓰게 된다.
신입으로 들어가면 더 그렇다.
처음에는 내가 모르는 것이 많기 때문에 계속 물어봐야 하고, 혹시 질문을 너무 많이 하는 것은 아닌지 눈치를 보기도 한다.
반대로 아무것도 물어보지 않고 혼자 판단했다가 실수를 하면 또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처음에는 무엇을 물어봐야 하는지조차 모르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나는 신입 때 이런 부분이 상당히 어려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일을 못하나?”라는 생각도 들 수 있다
처음 입사하면 주변 사람들이 모두 나보다 일을 잘하는 것처럼 보인다.
당연하다.
그 사람들은 이미 몇 달, 몇 년 동안 그 일을 해왔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내가 일을 시작하면 속도가 잘 나오지 않는다.
제품을 어디에 놓아야 하는지 헷갈리고, 작업순서를 한 번씩 다시 확인하게 되고, 다른 사람보다 늦게 따라가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다 보면 괜히 자신감이 떨어진다.
“나는 이런 일도 제대로 못하나?”
이런 생각까지 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이것을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보다 처음에는 서툴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익숙해진 사람이 훨씬 많을 것이다.
생산직은 특히 반복하면서 익숙해지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처음 며칠의 모습만 가지고 자신의 능력을 판단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교대근무는 생활 자체를 바꿔놓는다
생산직을 이야기하면서 교대근무도 빼놓을 수 없다.
주간근무만 하는 곳이라면 비교적 생활패턴을 유지하기 쉽다.
하지만 야간근무가 포함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남들이 출근할 때 퇴근하고, 남들이 잠을 잘 때 출근해야 하는 생활이 반복될 수 있다.
처음에는 “돈을 더 받을 수 있으니까 괜찮겠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실제로 야간이나 연장근무에 따른 수당 때문에 급여가 올라가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단순히 돈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부분도 생긴다.
친구들과 약속을 잡기도 어렵고 가족과 생활시간이 맞지 않을 수도 있다.
주말이나 공휴일에도 근무해야 하는 회사라면 주변 사람들과 쉬는 날이 달라질 수도 있다.
그래서 교대근무가 있는 생산직을 선택한다면 월급뿐만 아니라 내 생활까지 함께 생각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장 무서운 것은 익숙해지는 것일 수도 있다
조금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나는 이것이 생산직에서 생각해볼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힘들어서 그만둘까 고민한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일이 익숙해진다.
그러면 퇴사하기도 쉽지 않다.
월급도 나오고, 업무도 익숙하고, 같이 일하는 사람들도 어느 정도 알고 있다.
새로운 곳으로 가면 다시 처음부터 배워야 한다.
그래서 그냥 계속 다니게 된다.
이게 나쁜 것은 아니다.
오히려 한 직장에서 오래 근무하면서 기술을 익히고 경력을 쌓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내가 정말 원하는 일인지 생각하지 않은 채 “그냥 익숙하니까”라는 이유로 계속 다니는 것은 한번쯤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래도 생산직에는 분명 장점이 있다
이런 이야기를 하다 보면 생산직이 굉장히 힘들고 좋지 않은 직업처럼 들릴 수도 있다.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생산직에도 분명 좋은 점이 있다.
내가 한 만큼 결과가 눈에 보이는 경우가 있고, 일을 배우면서 기술이 쌓이기도 한다.
회사에 따라서는 각종 수당이나 상여금 등을 받을 수 있고, 꾸준히 근무하면서 급여가 올라가는 경우도 있다.
무엇보다 특별한 경력이 없는 사람이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처음에는 단순한 생산업무로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기계를 다루는 기술을 배우거나 품질관리, 생산관리 등 다른 업무로 이동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생산직을 무조건 임시로 하는 일이라고 생각할 필요도 없다고 본다.
본인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하나의 경력이 될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나에게 맞는 일인가 하는 것이다
나는 공장 생산직이 힘드냐고 물어본다면 “힘들 수 있다”고 대답할 것 같다.
하지만 모든 생산직이 똑같이 힘든 것은 아니다.
어떤 곳은 육체적으로 힘들고, 어떤 곳은 반복적인 작업 때문에 지루할 수 있다.
어떤 곳은 교대근무가 힘들고, 어떤 곳은 사람 관계가 더 힘들 수도 있다.
반대로 어떤 사람에게는 생산직이 오히려 잘 맞을 수도 있다.
정해진 시간에 출근하고 정해진 일을 하고 퇴근하는 생활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책상에 앉아 계속 새로운 업무를 처리하는 것보다 몸을 움직이며 정해진 일을 하는 것이 편한 사람도 있다.
그래서 나는 생산직을 알아볼 때 “얼마나 힘든가?”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보다 먼저 “내가 이 일을 오래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보는 것이 좋다고 본다.
급여도 중요하고 회사의 규모도 중요하다.
하지만 근무시간, 교대 여부, 사람 관계, 작업환경, 출퇴근 거리까지 모두 내 생활과 연결되어 있다.
좋은 직장은 남들이 좋다고 하는 직장이 아니라 나에게 맞는 직장일 수 있다.
공장 생산직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몸이 힘들 수 있다.
하지만 몸의 피로는 어느 정도 적응할 수 있다.
정말 오래 다닐 수 있느냐를 결정하는 것은 어쩌면 매일 반복되는 생활을 내가 받아들일 수 있는지, 그곳에서 사람들과 잘 지낼 수 있는지, 그리고 내가 이 일을 하면서 앞으로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생산직을 처음 시작하려는 사람이라면 단순히 “힘들다더라”라는 이야기만 듣고 포기하지 않았으면 한다.
직접 알아보고, 실제 업무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나에게 맞는 환경인지 판단해보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일이 힘든 것은 어느 정도 견딜 수 있다.
하지만 내가 매일 보내는 시간이 행복하지 않고, 사람 때문에 계속 스트레스를 받고, 앞으로 아무것도 달라질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때는 한 번쯤 내가 왜 이 일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직업을 선택한다는 것은 단순히 월급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내 하루의 대부분을 어디에서 보낼 것인지 선택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